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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2 ( Fri )
사내칼럼
[기자수첩] 매 맞는 굿사마리탄

기사입력 2017-06-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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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경찰이 이번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굿사마리탄'이 되기 위험한 세상이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주 레이크랜드의 사우스웨스트 체육공원에서 굿사마리탄이 뭇매를 맞는 일이 생겼다.

사정은 이렇다. 주말을 맞아 소프트볼 게임에 열중하던 오스틴 스트릭랜드는 더그아웃 근처 벤치에 앉아서 놀던 두 살배기 딸이 어느 순간 사라진 사실을 알아차렸다.

주말이라 인파가 많은 탓에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연히 스트릭랜드의 딸을 발견한 남성은 한동안 아이의 손을 붙잡고 공원 이곳저곳을 누비며 부모의 소재를 알아보려고 했다.하지만 이 남성에게 돌아온 것은 아빠인 스트릭랜드의 강력한 펀치였다.

잃어버린 딸을 찾아 나선 스트릭랜드는 의문의 남성이 자신의 아이 손을 붙들고 유괴하려 한다고 판단해 다짜고짜 이 남성을 두들겨 팬 것은 물론 이 남성을 유괴범으로 지목,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까지 했다. 결국 불과 몇시간만에 이 남성의 가족 사진과 신상 명세가 죄다 공개됐다

피해자가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증인을 확보한 경찰이 오해를 풀어주지 않았다면, 이 남성은 아동 유괴범 혹은 성학대범으로 낙인찍힐 뻔 했다.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스트릭랜드의 행동이 이해가 가긴 한다. 하지만 피해 남성의 입장을 생각하면 이렇게 억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순수한 의도가 악의로 받아들여지기 쉽다면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기 어렵다. 실제 굿사마리탄의 도움을 악용하는 사례가 근례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익사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한 남성이 성폭행 및 절도 혐의로 고소당한 사례(후에 무고함이 밝혀졌다)가 있고 아이를 구해준 사람을 유괴범으로 몬 것도 모자라 보상을 요구한 일도 있었다.

오죽하면 한 사이트에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법'이란 글이 올라왔을까? 이 글을 보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때는 우선 주변에 증인을 확보하고 경찰까지 부른 다음, 비디오로 피해자가 도움을 원했다는 영상을 찍고, 혹시 구조 과정에서 몸을 만져도 고소하지 않고 잃어버린 물건이 있다해도 책임을 묻지않겠다는 답을 받아라"고 되어 있는데 가히 틀린 말이라고만 하기 어렵다는 것이 참 씁쓸했다. 우리는 좋은 일을 하기도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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