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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 ( Tue )
사외칼럼
[이상태의 일상 속으로] 황혼 재혼을 보며

기사입력 2017-06-01 11:37

어떤 모임의 월례회에 참석했다가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회원의 자녀나 손자가 결혼하나보다 하고 펼쳐보니 신랑은 집사요, 신부는 권사다. 두분 모두 70대.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서 결합을 알리오니 격려와 축복을 해주십사 하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연예뉴스에 재벌가로 시집갔던 유명 탤런트가 이혼했다는 기사를 봤던 터라 70대 노커플의 결혼 청첩이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과연 100세 시대임을 절감한다.

사실 나 자신도 40대 중반에 재혼을 했다. 상대는 연상이었고, 사마리아의 남편이 돼버렸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고 단지 성만 김이요, 이름은 아무개라고 어렴풋이 듣고 말았을 뿐 혼자 너무 외로워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일년동안 동거생활 비슷하게 살다가 라스베가스로 가서 두시간 만에 결혼식을 해치웠다. 막말로 남 부끄러워서 '나 재혼하네'하고 광고할 수 없었다. 그에 비하면 집사와 권사 두분은 참으로 용감하시다.

결혼이란 것은 성행위의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짝을 찾는 인간의 성적 본성을 제도화한 것이라고 볼 때 남녀의 성적 관계를 규정하는 사회적 법규로서 생긴 제도적인 결합이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책임감없이 섹스의 만족만을 추구하는 성적관계에 제동을 걸게 되는 장치이기도 하다. 서로를 위한 책임감과 서로를 배려하도록 하는 규범으로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할 수록 결혼의 모습도 변하고 있다. 일부종사, 여필종부, 백년해로 따위는 말 그대로 고사성어로만 남은 채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여자는 신데렐라를 꿈꾸고 남자는 평강공주 덕에 살아가는 온달을 바라는 이른바 '셔터맨'으로 전락하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세태다.

현대인은 사랑에 굶주려 있다. 하지만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자아도취에 빠져 결혼했다가는 경제적 빈곤조차 견디지 못하고 부딪혀 깨지는 수가 많다. 결국 요즘엔 사랑도 매우 현실적일 수 밖에 없다.

70대 집사·권사의 청첩장을 받아든 모임의 여자회원들 가운데서는 "연상의 남자와 사는 사람은 연하의 남자와, 연하의 남자와 사는 사람은 연상의 남자와, 동갑내기랑 사는 여자는 연상연하와 번갈아 한번 다시 결혼해서 살아봐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부러움 반, 시샘 반의 표정을 짓는다.

남녀의 결합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결론은 아무래도 서로 이해하고 덮어주고 꿰뚫어보는 자상함만이 사랑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이었다. 근면하게 노력하는 사람의 행위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또 자신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서로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다. 사랑에는 비밀이 없다. 우리는 결코 인간과 우주의 비밀은 파악할 수 없지만 남녀간의 성적 행위를 통해서 사랑을 알고 서로를 알게 된다. 결국 결혼이란 생리적으로 자신의 성에 반대되는 호르몬의 합일점을 찾는 창조적인 결합이 아닐까 싶다.

이상태(핸디맨)
이상태/시인·핸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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